그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모 놀이미술학원이 광주에도 생긴다는 말을 듣고 아이를 보내볼까 하고 잠시 솔깃했던 적도 있었지만, 곧 집에서도 엄마가 충분히 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작은 미술 모임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이 미술 모임에서 진행하는 미술놀이 수업의 후기를 게시판에 꼬박꼬박 올리고 있는 것. ‘엄마는 단지 재료나 준비해 주고 나중에 뒷정리나 해주는 것 밖에 없어도 미술교육에 그보다 큰 역할은 없는 것 같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조영아님은 어릴 때 다양한 음악에 꾸준히 노출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음감이나 리듬감각이 훨씬 발달하는 것처럼 미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사정상 미술관에 간 것은 몇번 되지 않지만 그래도 어릴 때부터 재영이가 잘 그리거나 만든 작품은 꼭 칭찬해주었다고 한다. 또 집안 곳곳에 그 작품을 자랑스럽게 전시해놓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자랑을 하곤 했는데 그것이 아이가 자신감을 갖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재영이가 많이 어릴 때는 눈에 잘 띠는 곳에 화이트 보드와 매직펜을 걸어두고 아이가 오가며 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했어요. 팔의 힘이 아직 부족한 어린아이들은 크레파스보다 화이트보드가 그리기 쉽거든요. 또 아이의 작품을 보면서 색감이 특히 좋거나 내용이 독특하고 재미있는 것을 주로 칭찬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재영이는 또래에 비해 유머가 있는 편이고 주변 어른들로부터도 참 재미있는 아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답니다.”

조영아님은 창의성 있는 아이로 키우기를 원한다면 아이의 엉뚱한 생각도 존중해주고 다시 한번 되돌아 봐줄 줄도 아는 어른이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또한 아이가 엄마의 의도와 전혀 다른 결과를 내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오히려 아이를 격려하고 칭찬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심지어 아이가 스케치북이 아니라 거실바닥전체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놓았더라도 꾸중하기에 앞서 아이가 그린 그림을 먼저 진지하게 감상해 주는 것이 우선 아니겠느냐는 것. 미리 자리를 넓게 깔아둔다거나 박스를 펴놓아 그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은 엄마의 몫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 미술놀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우리 아이들이 커서 앞으로의 세상에 적응해 나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창의성이라면 그 창의성을 키우는데 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 또한 바로 유아기의 미술교육, 미술놀이가 아닐까싶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이 아이에게 ‘지금 무엇이 하고 싶은지’ 물어보자. 창의성 교육은 그렇게 첫 발을 떼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