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자 : 2001년 8월 14일 화요일
* 일정 : 한강 유람선 관광
- 13:30 대교당 출발
- 13:30 - 14:00 여의도 도착(안국역(지하철 3호선)-종로3가역(5호선 환승)-여의나루역)
- 14:40 - 15:50 한강 유람선 관광
---> 여의도 선착장-원효대교-한강철교-한강대교(노들섬)-동작대교-한강대교-한강철교-원효대교-마포대교-서강대교(밤섬)-당산철교-양화대교(선유도)-당산철교-서강대교-마포대교-여의도 선착장
- 16:00 - 17:30 여의도 고수부지 주변 관람
- 17:30 - 18:30 집 귀가(시내버스 3번(순복음교회 앞-국민은행 정릉지점))

* 비용 :
승선비 - 7,000원 * 2 = 14,000원(7세 이하는 무료임...)
차비 - 2,300원
간식 - 8,700원
총 - 25,000원

아침에 늦게 일어나 시내에 나갈 일이 있어 온 가족이 별 준비 없이 출발했다. 점심 식사 후 3호선 안국역에서 바다 보러 강화도에 갈까 아니면 배타러 여의도를 갈까 고민하다가 호인이의 선택에 따라 여의도에 가기로 했다.

안국역 지하에서는 델리만쥬를 파는 곳이 있는데 호인이는 여기를 그냥 지나지치 않고 옥수수빵 사달라고 조른다. 그 모양이 귀여웠는지 점원 아가씨가 봉투를 접지 못할 정도로 많이 주었다. "뜨겁네~"하면서 하나 꺼내먹는 호인이 모습이 귀엽다. (아이랑 함께 외출하면... 아이가 간식을 먹을 때 꼭 같이 먹어줘야 한다... ^^ 울 아이 덕분에 차를 타면 간식을 마련하는 특이한 버릇이 생겼답니다...^^;)

여의나루 역은 정말로 깊이 있다. 계단을 수없이 오르고 에스컬레이터를 몇 개씩 지나서 지상에 올라갔다. 멀리 보이는 선착장에 배가 있어 급한 마음에 주변을 살펴보지도 못하고 바로 선착장으로 직행... 10 분 전에 표를 끊어 선착장으로 가니 막 승선이 시작되었다. 승선 신고서를 써야하는데 어른만 기재하게 되어 있어(혹시 승선료를 낸 사람만 적는 것인가...?) 아빠와 엄마 2명 분을 쓰고 승선하였다.

배는 올림픽 1호라고 하는데 2층으로 되어있고 전면유리로 둘러싸인 실내가 있고 밖에도 의자가 놓여서 앉아서 구경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선수에는 '결혼할까요' 프로그램에 나오는 오작교와 나무 상자가 있었다. (지금은 안 나오는 프로그램이지만... 그땐 여전히 나오던 중이었다.)

2층 앞 좌우에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우리 가족은 밖으로 나가 2층 좌측 앞 부분에 앉았다. 아래로 보이는 한강 물은 녹조라도 낀 것처럼 탁한 녹색이다. 물 속이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비가 와서 그런지 부유물도 많다. 아마도 상류에서 떠내려 왔으리라...

호인이는 타자마자 배가 왜 출발하지 않느냐고 성화다. 배는 출발 시간인 2시 30분에도 출발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선착장에 있던 배가 출발하였다. 혹시 우리가 배를 잘못 탄 게 아닌지 걱정되기 시작하였다. 물론 승선할 때 승무원이 확인하였지만 많은 사람들 틈에 끼여 있었으니 제대로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빠는 혹시 배를 잘 못 탔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하고 호인이는 왜 배가 안 가느냐고 물어보고... 잠시 당황스런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배가 강물을 밀어내며 출발......
(미리 말씀드리자면... 여의도에서 출발하여 잠실까지 가는 코스가 있고, 여의도에서 밤섬까지를 빙 돌아 제자리로 오는 코스가 있다. 우린 그냥 심심해서 탄 것이라 제자리로 오는 코스를 탔다. 가격은 같으니 집이 강남인 분들은 잠실까지 가시는게 좋겠죠...)

학원에서 단체로 온 초등, 유아 관람객이 잔뜩 탑승하여 조금 시끄럽고 전망을 가리기도 하였다. 호인이는 앞에 있는 망원경을 보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미 애들이 잔뜩 몰려들어 도저히 호인이가 낄 틈이 없다. 아침에 집나올 때 호인이가 망원경을 챙기더니만...... 안 가져온 것이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별 수 없이 애들이 조금 줄어들었을 때 호인이를 안고 줄을 서서 배가 동작대교 밑에서 회선할 때 망원경을 보여 주었다. 어른에게는 별 거 아니지만 애들에게는 중요한 것이 바로 이런 것이겠지......

노들나루(여의나루 제1선착장, 제2선착장은 진선나루)를 출발한 배는 강을 거슬러 노들섬, 거북선 나루터를 지나 회선하여 동작동 국립묘지, 63빌딩, 국회의사당을 거쳐 선유도 앞에서 다시 회선하여 절두산 순교지, 당인동 열병합 발전소, 밤섬을 지나 다시 노들나루로 기항하였다.

강물이라서 그런지 배는 별로 흔들리지 않는다. 한 시간 가까이 별로 요동이 없는 배를 타고 슬슬 나가기만 하니 슬슬 졸려온다. 호인이도 졸린지 투정을 조금 부린다. 배가 당산 철교 밑을 지날 때 호인이는 결국 엄마 무릎 위에 발을 얹고 아빠 무릎 위에 머리를 얹고 가로 누워 잠을 청한다. 배가 완전히 정박한 후 1층으로 내려와 대합실로 갔다.

엄마는 화장실에 가고 호인이와 아빠는 델리만쥬를 나누어 먹었다. 그런데 물이 모자라 아빠가 매점에서 물을 한 병 더 샀다. 졸려하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여의도 고수부지 생태학습장에서는 호인이가 펄펄 난다.

"아빠, 호인이랑 아빠랑 준비 땅 하자. 준비~ 땅!"
하고는 재빨리 뛰어간다.

나무 터널을 지나고 정자에 올라 잠시 쉬는데 컵라면을 먹던 아저씨가 매미를 한 마리 잡아 호인이에게 보여주었다. 매미는 아프다고 울고 호인이는 겁먹어 아빠 뒤로 피하였다.

생태 학습장을 지나 마포 대교 밑을 통과할 즈음에 결국 호인이는 아빠 등에 업혀 잠이 들었다. 마포 대교를 지나 여의도 수영장을 지나는데 그 모습이 퍽 부러웠다. 저 속에 들어가 풍덩 빠졌으면 시원할 텐데... (정말 별 생각없이 나선 것이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미리 수영복을 챙겼음 좋을텐데...)

등에는 엄청난 땀이 쏟아지고 순복음 교회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푹 젖어서 조금이라도 쉬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두리번거렸다. 그때 베스킨라빈스31이 눈에 띄었다. 호인이는 잠에서 깨어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주문하고 아빠는 커피맛이 나는 아이스라떼를 주문하였다. 충분히 쉬었다 나와서 순복음 교회 앞에 오자마자 3번 버스가 와서 올라탔다.

그런데 자리가 맨 뒷자리 밖에 없어서 호인이가 창 쪽에 앉고 엄마, 아빠 순으로 앉았다. 버스가 급정거를 할 때마다 호인이는 엄마가 걱정되어 "엄마, 꼭 잡아..."하고 엄마는 어쩔 줄을 몰라한다. 버스가 미아리 고개에 올 때까지 호인이는 "올라간다... 내려간다..."하면서 신나했다. 왠일로 자지 않나 했더니 길음역을 지나자 마자 어느 샌가 잠이 들어 버렸다. 귀여운 녀석...

이걸로 사실상 호인이네 여름 휴가는 끝이다. 내일은 푹 쉬어야지... 비도 온다는데... 이걸로 올 여름은 잘 보낸 셈이 되었다. 바다를 못 보여주어서 호인이에게 미안하지만 내년을 기약하자...
(라고 하고는 엄마가 다른 일정이 있는 날 호인이와 아빠는 또 나들이 갔다... 그 이야기는 뒷편에...^^)

* 다음을 위한 준비 : 도시락, 음료수, 카메라, 공(고수부지에서 놀아야지), 돗자리

한강유람선 승선에 대한 정보 페이지 - http://www.pleasureboat.co.kr/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