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세은맘님께서 올리신 질문에 답을 정리했던 내용입니다.

초등학교 교과과정에서 '수학'이 왜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인데 정말 한 번 쯤 생각해야 할 기본적인 목표를 떠올리게 하는 좋은 질문이었어요. *^^*

 

수학을 중시하는 이유라는 새로운 이야기에 한 번 고개를 들고 천장을 보며 생각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을텐데 학자들이 말하는 이유 말고, 엄마들이 느끼는 여러 이유들이 현실적인 상황일 게다... 그런 생각들이 듭니다. 정답은 아니지만 제가 생각하는 이유를 찾아볼게요. 다른 분들도 생각나시는 대로 짧게 혹은 길게 생각을 달아주세요. ^^

 

 

그 전에 수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인가에 대해 살펴보자면 지난 해 교재를 찾아보기 위해 학년별, 교과별 문제집이며 관련 서적을 찾아보니 1등으로 많은 교재가 수학이었고 그 다음이 국어였고, 그 다음은 정말 리스트에서 한 페이지도 넘어가지 않을 정도의 분량에 온갖 종류의 문제집 이름이 들어 있어서 엄마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학습지가 '수학'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등과 2등 차이도 꽤 커서 예를 들어 수학 문제집 종류가 한 학년에서 약 50가지 정도면, 국어는 25가지 정도로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15가지 이내로 기타 교과 문제집이 모두 들어가 있으니 그 차이는 확연해 보이더군요.

 

학자들은 수학은 기초 학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흔히 이해할 수 있듯 이공계열 학과에서 '자연 과학'을 탐구하기 위한 언어 체계로 선택한 것이 '수'이기 때문에 '수'를 잘 활용할 줄 아는 것이 그 방향의 전공을 선택할 때는 필수입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수학 공부를 하지 않은 학생이 이공계열을 진학할 경우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수학 정석부터 다시 공부한다고 하니 수학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고는 그 분야는 도저히 공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공계열을 선택할 문제도 아니고 미리 그렇게 애쓰며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문제가 있지요. 여기에 대해서는 엄마의 입장으로 돌아보는 게 더 확실한 답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시기가 어느 때냐 하면 초등 3학년 과정입니다. 우리 어렸을 때 초등 5학년 과정에서 원의 넓이와 원 둘레 길이를 구하고, 응용문제로 정사각형 속에 1/4 사이즈의 원이 들어 있고 원을 제외한 사각형에 색이 칠해져 있어서 넓이를 구하게 하는 문제들을 풀었던 적이 있는데 혹시 기억나시나요?

그게 초등5학년 과정이었는데 초등 3학년 과정에서 이런 유형의 문제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1, 2학년 과정에 비해 그 심화 강도가 꽤 큰 편이라서 한 학년씩 잘 다지고 올라가지 않으면 3학년 과정에서는 아예 공부하기 싫어지는 아이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초등 저학년부터 수학은 따로 관리하는 과목으로 인식되었다 생각합니다.

 

다른 교과에 비해 수학은 중간에 어렵다고 해서 공부를 잘 하는 비결을 통해 쉽게 공부를 잘 하는 과목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기초부터 튼튼히 라는 말에 확실히 눈길을 주게 되는 과목이기도 합니다. 초등 저학년에서는 연산을 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적 유지가 되지만 사실 최근에 나오는 수학은 개념을 중심으로 문제 자체를 이해하게 하는 다양한 유형을 시도하기 때문에 문제집을 잘 푸는 것으로 수학 성적이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보다는 창의적으로 수를 활용하는 것, 이런 과정을 통해 발견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을 주요한 수학 공부 목표로 봅니다.

 

1학년 교과를 보면 10이 되는 수는 일종의 보수 개념이란 것을 알 수 있지요. 그 외에 수 모으기와 수 가르기 등이 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수는 다양한 방식으로 더하거나 뺄 수 있는, 기본 단위로 인식하게 합니다.

즉, 어떤 수 10이 나오기 위한 과정을 아이가 마음껏 상상하게 하는 것이지요.

5 + 3 + 5 -3 을 통하여 10을 만들 수도 있고, 20 - 10 - 5  + 5 라는 과정을 통해 10을 만들 수도 있지요.

1 + 2 + 3 + 4 라는 방식으로 10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방식으로의 접근이 어떤 수식을 어떤 이유로 어떻게 활용해서 얻어지는 결과인가를 추론하거나 표현하게 하거나 같은 방식으로 수학 식을 유도하게 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다루고자 하기 때문에 수학이 단순하게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여하튼....

전 수학을 위해 목숨 걸듯 빠른 셈을 배우고, 질릴 만큼 공부를 하고, 복습과 예습에 수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결국 자녀와 부모의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개념을 이해하는 과정은 학교 수업에서 교사가 제대로 학습 내용을 전달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으므로(원래 수업이란 한 교실의 학생 중 70% 정도의 학생이 교과 내용을 70% 이해하면 된다는 개념적 목표를 갖고 구성되기 때문에 너무 잘 하거나 못 하는 아이는 제외됩니다..) 자녀가 배우는 과정을 함께 이해하고 필요한 부분을 보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