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 부모의 자질에 대하여...

어제 밤에는 이니가 피곤하다고 제 앞에서 "아~" 하면서 닦아 달라고 해서 한참 웃어줬습니다!!
울 딸 엄마가 비웃는다고 치사해하더군요...ㅋㅋ

겉모습을 보면 꽤 큰 것 같은데도 아직 작은 아이, 3학년은 참 애매한 것 같아요.
제 어렸을 때 성적표의 발달사항이랑 비교해보면 거의 1~2년 정도는 키가 앞서 있고, 몸무게는 거의 3년 정도 앞서 있는데도 여전히 아기 같은 부분이 있지요.

아마도 하나뿐이라고 해도 동생과 함께 자란 환경과 정말 외돌토리로 자란 딸이란 점에서 서로 다른 것도 있겠고, 달랑 하나라고, 그리고 엄마 앞에서는 맘껏 애기처럼 굴어도 좋다고 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차츰 성장을 위해 한 단계 밀어줘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떠오른 생각들...

1. 良藥苦於口 以利於病. 忠言逆於耳 以利於行.
입에는 쓸지 몰라도 병에는 좋다는 쓴 약.
나이 들어서도 전 늘 몸에 좋은 것보다 편한 것을 즐기는 편이었는데, 절감합니다.
자녀 교육에도 그렇겠지요.
편하게 잘 지낼 수는 있지만 어느 정도 선에서 자녀와 더 나은 관계를 고민해야 할 시기들이 있습니다. 이럴 때 떠오르는 것은 '절제'는 충분히 필요하고 가끔은 '쓴 것'이 필요충분할 수 있다는 것!

2. 그 때를 생각합니다.
꼭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기다림이 필요한 것도 그 순간을 위한 것이지요.
아무리 소중한 뜻을 담은 행동이었다고 해도, 적확한 순간이 아니면 그 빛을 발할 수 없습니다.
특히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면 시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녀와 부모의 관계도 순간을 잘 찾는 것이 좋습니다.

3. 진실은 말과 눈과 손과 가슴과 호흡으로 전달됩니다.
가끔 바쁜 순간마다 자녀가 해주는 이야기가 귀를 통해서 술술 새어나갑니다.
내 인생에 있어서, 그리고 그 아이의 인생에 있어서도 서로는 참 중요한 존재인데도 불구하고, 아이 말을 겉도는 말이 되게 할 때 대충 미안함으로 얼버무리게 되는 것을 상대방도 압니다.
단순히 말로만 뜻이 전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다른 말로 바꿔 생각하자면, 자녀에게 진실한 마음을 늘 갖고 대하는 것만큼 필요한 것은 없습니다. 진실만큼 서로를 이해하게 해주는 것도 없으니까요.

4. 신뢰는 기본입니다.
무엇이 기본인지 사실 모두 압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서로라는 것을 언제나 태도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겠지요. 난 널 믿어 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몇 번이고 되 묻는 것만큼 앞뒤 안 맞는 경우도 없겠지요.


Episode 2. 중간고사 성적에 대하여...

어제 중간고사 성적을 알아왔다면서 이니가 말하길,
"수학을 완전히 망쳤어!"

"그랬어. 속상하겠다. 얼마나 어려웠으면?"
했더니 이니가 주절주절 말합니다.

"굉장히 어려웠어. 그래서 성적이 85점이야. 그 다음이 과학 90점, 국어는 95점이고, 제일 잘 한 것은 사회야. 97점이거든! 내가 사회를 잘 하는 줄 몰랐어. 그런데 수학 문제 중에서 반 아이들 중에서 나만 혼자 맞은 문제가 있다. 신기하지?"
합니다.

그래서...

"생각보다는 잘 했네. 시험 전이라고 따로 공부한 것도 없는데, 그 정도면 아주 잘 나왔다고 생각해. 좀더 수학 연습을 했다면 좋았겠다 싶기는 하지만."

이라고 했습니다.

집에 도착한 후 잠잘 준비를 하고(대충 10시 하고도 40분이 넘은 시간...) 나와 보니, 아이가 침대 위에서 수학 교재를 꺼내놓고 풀고 있습니다. 아마도 제 생각에는 수학이 그렇게 못 했다 싶어서 속이 상했나봅니다.

그냥 자고 나중에 하랬더니 결국 12시까지 문제지를 5쪽 풀어 놓고 잠이 듭니다.


문득 든 딴 생각...
결과에만 집착하는 것은 굉장히 작은 그릇을 탐하는 것이지요.
굳이 말하자면 Web2.0이란 정보사회는 과정을 통해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러니 아이의 성적도 과정의 한 컷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