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쿨] 5학년, 학교 어머니회 활동, 그리고 아이들의 사고...

5학년, 학교 어머니회 활동, 그리고 아이들의 사고...
글쓴이 은반디 등록일 2008-03-20 15:23 조회수 3,965 댓글 12 글자확대 글자축소

5학년, 학교 어머니회 활동, 그리고 아이들의 사고...

글쓴이 은반디

등록일 2008-03-20 15:23

오늘 저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녹색어머니 발대식이 있었습니다.
저도 직장에 다니는 엄마지만 1학년, 4학년, 그리고 올해도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합니다.

지난 주 수요일 학교 학부모 총회가 있었던 날, 학교에 갔더니 같은 반에 오시는 어머님 수가 현격히 줄어 들었더군요. 겨우 8분이니까 27명 아이들 중 30% 정도만 어머니께서 오신 것이지요. 지난 해에는 12분 정도 참석하셨고, 반에 따라 다르지만 20명 이내였으니 대략 50%~60% 정도가 참석하신 것 같아요. 물론 1, 2학년 때는 거의 대부분 오시기 때문에 80% 이상 참석하는 것 같아요.

사실 학교는 우리 부모세대에게 여러 의미에서 어려운 곳입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볼수록 우리 아이들이 맡겨지는 학교는 단순히 학교 교원과 직원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다양한 문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랄수록 부모 대신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지만,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사실 학교에서 하는 총회가 피해야 할 날이 아니라 스스로 참석하여 학교 운영에 일부 동참할 의무가 있습니다.

아이 학교에 갈 때마다 느끼지만 학교라는 사회에서도 '뒤로 물러나 편히 있고 싶은 착하고 소심한 엄마'가 굉장히 많습니다. 대부분은 1, 2학년 때 열심히 학교에 오시다가 어느 날 너무 큰 부담을 느끼면서 내년에는 아예 학교 가지도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게 되더라고 말씀하시지요. 가끔은 학교와 교사 등의 문제가 아니라 엄마들 사이에서 의사전달이 모호해지면서 다툼이 생기거나 마음이 불편해져서 참석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하튼 굳이 나쁘게 표현하자면 시간이 있을 것 같은 집에 계시는 어머니들은 정말 일을 많이 맡을까 두려워서 아예 총회에 오지 않게 되어 5학년쯤 되니 참석한 엄마들의 절반 이상이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이더군요.

누구든 학교에서 일정 부분의 역할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참석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학교는 '자발적 참여'를 요구하시고, 자리에 참석한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이 일을 맡게 됩니다. 사실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중 일부는 '이름값'이 더 커 보이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은 '잔무'들을 나눠 맡는 것입니다. 직장에 매이더라도 조금 조절해서 참여도 가능한 일들이니까요. 하지만 가능하다면 누구라도 자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셨음 좋겠습니다.

녹색어머니회나 어머니회는 학교마다 역할과 위상이 다릅니다. 여기에 더해서 아이들 급식을 도와주는 일까지 꽤 많은 부분에서 엄마의 참여를 원하는데 학교마다 다른 이 모든 일이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하고 참여하지 않는다면 어려운 시간들을 내야 하는 일이지요.

저희 아이 학교는 학교 가는 길에 위험한 도로를 대부분 거쳐서 가야 하는데, 그 도로에 건널목만 있는 경우나 작은 삼거리지만 교통량이 엄청난 곳들이라 잦은 사고가 나는 지역, 그리고 차량 이동이 많아 엄마들이 녹색어머니 활동을 안 하면 차가 멈추지 않는 신호등 건널목까지 모두 세 곳이 있습니다. 제가 지켜보니 이런 곳들은 늘 사고를 바로 옆에 두고 아이들이 다녀야 하기 때문에 직장에 다니지만 저라도 참여해야겠다 생각합니다.

여러 사고 많은 요즘, 주변 거리에서 보는 아이들 하나하나가 남의 아이처럼 생각되지 않네요. 잠시 지나친 그 아이들의 안전 여부가 머리에 떠나지 않기 때문에 자꾸 아이들을 돌아 봅니다.

이번 사건에 나온 아이들 역시 늦은 저녁 거리를 걷다가 납치된 것일텐데 주변 누구도 못 봤다는 것이 참 이상합니다. 그만큼 주변에 사람이 없는 순간이었을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의 실갱이가 있었다면 누구들 봤다가 신고해주었을텐데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길 가다 혼자 노는 아이가 혹시라도 보이면 좀더 아이가 문제 없이 지나가는지 잠시 서서 확인해봅니다.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이 건강하게 선하게 정의롭게 잘 자라주길 바라며...

은반디 이니스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