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상담드리고자 하는 아이는 둘째예요. 아들인데 위로 4살 터울의 형이 있고요. 둘의 사이는 참 좋아요. 저희 아이는 성격이 내성적인 편이에요. 유치원에서 장난이 심하지도 않고, 온순한 편이라고 하더군요. 집에서 놀 때도 형아랑 놀기도 하지만 혼자 은물을 가지고 노는 경우가 많고요. 근처에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계셔서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아이가 이상한 행동을 하네요. 유치원이나 피아노 학원에서 갖고 놀던 장난감을 하나씩 갖고 옵니다. 일주일 전에 유치원에서 갖고 놀던 작은 블럭을 두 개 갖고 왔길래 잘 타일러서 유치원에 다시 갖다 놓으라고 했더니 계속 다시 가져옵니다. 깜빡 잊었다고 하면서요. 오늘도 그대로 갖고 왔더군요. 게다가 외투 주머니에 다른 장난감을 3개 넣어 가지고 왔어요. 그래서 화가나서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처음에는 타이르다가 자꾸 이러면 유치원 선생님께 전화해서 다 말씀드려야겠다고 하니까 내일 다 갖다놓을거라고 하더군요. 어제는 피아노학원에서 자석으로 된 장난감을 갖고와서 형아 책꽂이에 놓아두었더라고요. 그러고는 자기가 안갖고 왔다고 해서 너무 민감하게는 대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부산으로 휴가를 갔는데 횟집에서 나오는 손닦는 손수건을 갖고 서울로 온 걸 알았어요. 저희 가족 중에 아무도 눈치를 못챘는데 그걸 갖고 온 걸 보고는 언제 그걸 챙겼는가 싶어서 깜짝 놀랐어요. 큰 아이때는 안 이랬는데 작은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이런 행동이 습관이 되면 큰일나겠다 싶은 마음에 갑자기 조급해집니다.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리고 요즘은 책 중에서 '인체의 신비'라고 하는 과학도감을 보면서 혼자 키득거립니다. 거기에 고추랑 엉덩이가 나온 그림이 있거든요. 그걸 보고 나서는 연습장에 사람 모습을 그리고 '고추', '엉덩이'라고 씁니다. 아이에게 제가 모르는 다른 면이 있는 것 같아 조금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