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는 다섯살, 지난해 낳은 7개월 아기를 둔 삼십대 중반의 엄마입니다.
그동안은 맞벌이를 하느라 큰애의 경우 할머니의 손에서 육아가 이루어졌고, 둘째 임신과 더불어 직장을 그만 두었습니다.
그동안 큰애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있었지만, 둘째의 출산과 육아로 인해 아무래도 큰애가 느끼는 애정의 결핍이 컸던가 보네요.
얼마전 같은 1층 사는 엄마가 제게 재혼을 했냐고 묻더군요.
너무나 기가 막혀 아니라고 했더니 저희 아이가 자기 엄마는 죽고, 지금의 엄마는 새엄마라고 했대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주저앉고 마는 줄 알았습니다.
지금까지도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물론 큰애는 예전처럼 챙기지 못하고, 아쉬운 면이 있긴 하지만 너무나 당돌하게 저를 새엄마라고 칭했다는 것이 어른스럽지 못하게 서운하고 아픕니다.
어서 아이를 추스려야 하지만 제 마음이 자꾸만 주저앉습니다.
더구나 아이는 그 엄마에게 제가 아기의 딸랑이를 사오라고 했다며 심부름을 가는 중이라고 하는가 하면, 책도 읽어주지 않는 나쁜 엄마라고 했다네요.
물론 예전처럼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기회도 적고, 신경이 덜 갔던 것은 사실이나 그 정도로 아이가 느낀다는건 솔직히 너무나 충격적입니다.
그 뿐이 아니라 오늘은 유치원 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셨는데 아이가 오늘까지만 어린이집에 나오고 엄마가 가지 못하게 했다고.....
제게는 어린이집 친구들이 자기를 미워하고, 선생님이 미운쟁이 이나윤이라고 부른다며 힘든 모습을 보이더니...이럴수가!!
아이의 당돌한 거짓말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비도 오는데 정말 우울하네요.
아이가 잠자기 전까지 원하는 만큼 책을 읽혀주고, 예전보다 더 많이 안아주었지만 제 마음은 애틋한 자식사랑이 아니라 의무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문가 선생님의 상담이라면 조금 위안이 될까 싶어 짬을 내어 글을 올려봅니다.
좋은 답변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