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 이제 만 7세 되어갑니다.
오늘 하루만도 '엄마 사랑해' "엄마도 나 사랑해?"소리
못해도 다섯 번에 자러 가기전 아빠한테 굳나잇 뽀뽀하고
잠자리에 드는, 남아지만 애교가 넘치는 성향이예요

방학 기간이라 요새 미술 수업을 받고 있는데
오늘 선생님으로부터 너무 의외의 코멘트를 받았어요

"oo 이 어머니 잠깐 저 좀 보세요.
ㅇㅇ 이가 아버지와 관계가 어떠한가요?"
" 네..? 좋은데요? "
(저 희 아빠 저녁 먹고 난 후 집 안에서 피구 놀이.
밖에 데리고 나가선 자전거나 인라인 같이 타고,
목욕도 같이 하고 저보다 더 아이 사랑해줍니다.)

"ㅇㅇ 이가 부모님에 대해 부정적인 것 같습니다 "
하며 아이의 스케치를 보여주시는데
엄마, 아빠 위로 마구 난잡하게 선을 벅벅 그어놓고
엄마는 죽었다는 등 어디 감옥에 갇혔다는 등 했다는 거예요
그것도 한 번이면 장난이려니 할 텐데 연속 세번을요.

아이랑 밖에 외출하면 손 꼭 잡고 다니고 ,
저녁먹고 나면 책 읽어달래서 자기 전까지 같이 책보고
아이가 까르르르 웃는 소리가 수시로 흐르는 분위기인데
아이의 그림에선 '불안하고 정서적으로 엄마를 부정한다"니요

미운 일곱살이라 야단 한 번 안친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밥 먹기 전, 아이스크림을 먹겠다고 하거나
남들하는 만큼의 꾸지람은 당연히 하지요.

어딜 가든 밝고 쾌활하다. 리더쉽이 있다는 소리 듣곤했는데
오늘 정말 뒤통수 한 대 맞은 거 같고 하루종일 심란햇어요.
선생님의 아이와의 애착 관계에 문제가 있는 거란 말씀직후
교실 나서니 약간 떨어져 있던 아이 달려와 제 손 붙잡고
"엄마, 사랑해요." 하네요.
오늘도 소풍가고 싶다길래 간식 싸들고 놀러갈려던 참이었는데
맥이 빠져서 아이 눈 쳐다보며 "ㅇㅇ 야, 너 엄마, 사랑해?"
아이가 수시로 제게 묻는 "엄마, 나 사랑해?" 를 되물었네요
물론 아이는 사랑한다고 하지요.
아이의 속 마음은 엄마를 거부하는데 눈치가 보여 달리 표현을 하는 건지,
만약 정말 그러하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가 그런 감정을 털어낼 수 있을런지요

덧붙여 또 여쭤보고픈 게 있습니다
저희 아이 상당히 외향적인지 오며가며 아파트 수위아저씨, 심지어
마을버스 타면 내리는 할아버지한테까지 손흔들며 인사합니다
오늘 하루만도 전철 옆자리 아주머니께 자기가 어디에 뭐 하러가는지 조잘조잘,
식당가서 옆테이블에 또래 아이 앉았으면 "얘는 몇살이예요? 전 7살이구요"
여하간 넉살이 넘 좋은 겐지.
목욕탕 가면 모르는 사람 틈에 끼어앉아 수박먹고 앉았습니다
동네 축구하는 거 우연히 보면 모르는 누나들 틈에서 응원 춤 같이 추고 있구요
전 아이가 어렸을 땐 이런 모습 뿌듯해 했었거든요
근데 점점 학교 갈 나이가 되어가는데 정도가 지나친 것 아닌가
눈치가 없는 게 아닌가 자신과 친한 사람, 안친한 사람
구분을 못한단 생각이 들고, 사회성이 되려 떨어지는 거 아닌가 싶네요.

넘 답답해서 문 두드립니다. 상담센터까지 가봐야 할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