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월 남아입니다.

먼저 상담해 주시는데 참고가 될까 싶어 우리아이에 대해 조금 얘기해 보겠습니다.
돌전부터 책을 좋아해서 한 일년 전까지는 하루종일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것이 일이었던 아이였고 돌전부터 사물이나 사람 이름등을 알려주고 되물으면 금새 가르키곤 하는등 인지나 언어가 빠른 편이었습니다. 말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선전에 나온 브랜드등을 버스타고 지나가다가 보이면 아는척 하고 두돌전에 이미 왠만한 음식점 이름이니 은행 등등 다녀온 곳이나 선전에 나온것들은 다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어디든 한번 다녀온 곳은 그 길을 지나만 가도 갔던 곳을 가르키며 누구랑 갔었던 곳이라고 꼬옥 말하곤 했구요.

영아때부터 되도록 왜 안되는지 설득하고 조금의 거짓말등으로 꼬시는등 말로 이런저런 설명을 하면 나름 잘 들어주는 편이었습니다. 책에 나온 이야기등도 인용하면 많은 도움이 되었구요.

지금까지 아이들과 놀면서 먼저 때려본적 한번 없고 아이들과 장난감으로 싸움이 붙으면 항상 우리아이를 꼬셔서 양보하게 하였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막무가내인데 우리 아이는 제가 말로 타이르면 금새 다 줘버리니 함께 있는 엄마들도 우리 아이에게만 양보를 요구하곤 했거든요.

그리고 혼자 너무나 잘 노는 녀석입니다. 12시간 자고 12시간 노는데 노는 동안 등 한번 땅에 붙이지 않지요. 상상놀이를 하는것인지 혼자서 블럭이나 다른 장난감들로 모라모라 떠들며 어찌나 잘 노는지... 요즘은 종이, 가위, 풀로 혼자 잘 노네요. 종이에 낙서같은 것을 해서는 이곳저곳 테이프로 붙여도 놓고...
물론 아이들과 노는 것도 너무나 좋아하고요. 너무너무 놀고 싶어 하지요.
하지만 유치원은 빨라도 6살은 되서나 보낼생각이어서 일주일에 한번 50분 수업하는 유아 교육기관이나 문화센터등을 다니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안다니면 친구들 만날 기회가 없을것 같아서...

언제부턴가 젠타포스니 파워레인저등에 빠졌습니다. 외할머니댁에 가면 재능방송이 나오는데 잠깐 그런것을 보고서도 마트에 있는 장난감들 구경에 빠졌고 맨날 칼싸움이나 태권도 흉내만 내고... ^^;; 남자아이는 이리 다르구나 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걱정이 많은듯 합니다.
예를들어,
주말에 아빠차를 타고 처음 가는 길을 가는듯 하면 꼬옥 집에 어떻게 돌아가냐고 걱정하고,
한번은 논을 보면서 논에는 물이 많아야만 한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돌아오는 길에 뜸금없이 우는 목소리로 개구리들이 물을 다 먹으면 벼가 죽어서 어쩌냐 하고...
아무튼 궁금한 것도 많고(대답하기 힘들정도로) 걱정도 많은 녀석입니다.

그런데, 오늘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의 자전거를 만져보고 싶었는지 얼쩡거리다가(^^") 자전거 주인인 아이에게 좀 맞았나 봅니다. 제가 잘 보지 못했는데 찡얼거리며 말하더군요.
아이에게 다른 친구것은 꼬옥 허락을 받고 만지거나 타봐야 한다고 말하고서는 친구가 때리면 "때리는건 나쁜거야, 때리지마!"하고 소리쳐 주라고 했습니다. (6개월 어린 친척 동생한테도 맨날 맞기만 해서 그렇게 하라고 항상 말했는데 절대 소리치지 않네요. 집에서는 그리도 터프하게 놀면서) 그랬더니 또 그냥 묵묵부답...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는 그 얘기를 또 했습니다. 친구가 몰라서 때리는 것이니 큰소리로 알려주라고...
그랬더니
"그러면 친구가 집에 쫒아와서 문열고 들어와서 때리면 어떻해요" 하는 거에요. 갑자기 가슴이 답답...
그동안 걱정많은 녀석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오늘 아이의 말을 들으니 맘이 괜시리 많이 아픕니다. (과민반응일까요?)

맞는것은 제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좀 맞으면 어떻습니까? 맞는 녀석도 있고 때리는 녀석도 있는거 아니겠어요? 아무리 맞고 들어와도 절대 때리라고 가르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어린 아이가 뒷일까지 걱정한다는 것이 제겐 안타깝고 충격이네요.

제 육아관이 공부 못해도 좋고 무엇인가가 되길 바라지도 않는다 입니다. 그저 건강하고 즐겁게 무엇을 하든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이세상 여유로운 맘으로 살아가길 바랄뿐인데...
ㅎㅎ 제가 겨우 40개월 아이의 말 가지고 너무 오버하는 걸까요? ^^"
저도 울 아들과 똑같은??? ^^;; 걱정많은 엄마???(사실 아이아빠도 좀 소심한 편이고 저희 친정도 분위기가 걱정많은 분위기인 편이여서 환경이나 유전탓인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혹 조금이나마 아이의 걱정들을 좀 줄여줄, 제가 도와줄 길은 무엇인지...
혹 제가 아이에게 무엇인가 잘못하고 있는것은 없는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등등
조언 부탁드립니다.

후다닥 써야할 상황이라 넘 두서없이 쓴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도움말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