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하나....
우선 저희 아이는 5살 여자아이입니다. 문제는 새로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놀이를 전혀 즐길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왜 그런지 물어보면, 아이는 부끄러워서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요즘들어 부쩍 '왜'라는 질문을 시도때도 없이 집요하게 합니다. 제가 아이가 무엇인가를 잘해서 칭찬하는 순간에도 '왜'라는 질문을 하고 또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대부분 어린이집에서 벽에 붙어 서 있거나 어른들과 일대일로 이야기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어른들과 일대일로 이야기할 때는 매우 활발하게 이야기한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놀라고 하면 그때는 '왜'라는 말을 하며'부끄럽다'하고 말한다는군요. 간신히 놀이에 들어가면 자신이 맘에 안들면 금방 슬그머니 나와버린답니다. 아이를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작년 30개월부터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보내다가 올해 일산으로 이사를 오면서 다시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종일반을 보냈으나, 올해는 반일제로 옮기면서 남은 시간은 할머니집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맞벌이를 하고 있으며, 올해 1년은 주말 부부를 해야할 상황입니다. 아이가 더 안정적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할머니댁 근처로 왔는데, 할머니를 참 싫어합니다. 할머니가 성격이 매우 급하시고 아이에게 소리를 잘 지르는 편이시라 아이와 많이 싸우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할머니가 아이에게 텔레비젼을 주로 보여주십니다. 제가 퇴근해서 들어가보면 아이는 늘 텔레비젼 앞에 길게 누워있고, 제가 퇴근해서도 반응이 영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까지 늘 채근하시기 바쁘시죠.
휴.... 작년에 종일반을 보낼 때는 아이가 육체적으로 피곤해하기는 했어도 어린이집을 재미있어하고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아이가 부쩍 짜증이 늘고, 한 번씩 짜증의 정도가 막무가내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마구 소리를 지릅니다.
올해 저도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느라 아이와 그 전처럼 재미있게 놀아주지 못한 것 같고, 게다가 올해 아빠와 떨어져 생활을 하다보니 여러 가지 아이가 욕구불만이 있었나 봅니다.
또, 늘 시간에 쫓기다보니 아이가 스스로 해야할 일들을 늘 제가 미리 해줘 버릇해서 자신이 해야할 기본적인 일들(식사, 용변, 옷입기 등)을 잘 안하려고 했습니다.
요즘 휴가 기간 동안 아이와 함께 지내면서 여러 가지 다시 아이와 관계를 형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본 생활 습관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일주일만에 스스로 모든 일들을 잘 해내서 아주 대견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선택을 물어봐 주고 아이를 존대해 주니 다시 아이가 말이 고분고분해지고 차분해졌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역할놀이를 했는데, 아주 재미있어 하며 잘하더군요.
그런데, 제 고민은 제가 얼마 뒤면 직장에 복귀해야 하고 아이도 다시 어린이집을 다니고 할머니댁에 맡겨야 할 상황인데, 아이가 다시 신경질적으로 돌아갈가봐 걱정입니다.
현재 그나마 적응이 된 반일제 어린이집과 할머니댁에 맡기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종일제 어린이집으로 보내는 것이 나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양육방식을 쉽게 바꾸실 분이 아닙니다. 종일제로 보내더라도 저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