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과학글샘 한세정입니다.
맘스쿨 회원님들과 즐거운 수업을 하게 되어 저의 연말은 아주 행복하답니다.

‘그림 보고 자유롭게 상상하여 말하기'는 아이가 책을 읽기 전에 하면 좋은 활동입니다. 그림 책 같은 경우에는 본문에 나오는 그림 한 컷을 골라서 이야기해 볼 수 있고, 그림이 없는 책이라면 표지나 혹은 제목도 ‘상상하여 말하기’의 좋은 소재가 됩니다. 이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아주 많습니다.

1. ‘그림 보고 자유롭게 상상하여 말하기'는 아이가 책에 대해 마음을 여는 데 큰 도움이 되지요. 나아가 두뇌를 자극하고, 이미 알고 있던 것들(배경지식)을 환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이 잘 이루어지면 독서 활동을 훨씬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2. 이 활동을 통해 부모와 교사 등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의 생각이 정리되고, 알고 느끼고 있었지만 표현하지 않았던 여러 가지 것들이 밖으로 드러납니다. 아이의 숨어있는 생각과 감정을 끌어낸다는 것은 아주 놀라운 마법과 같은 일이지요! 모든 아이들에겐 엄청난 가능성의 씨앗이 있는데, 어른들의 작은 도움이 그것에 물을 주고 볕을 쬐게 하는 것입니다.

3. 이 활동은 간단한 것 같지만, 한 권의 책이 담고 있는 정보를 다른 정보들과 아주 자연스럽고 광범위하게 연결하는 실마리가 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우리 수업에서 비버의 생김새에 대한 간단한 질문이 있었지요? 그 질문은 질문 자체로 끝날 수도 있지만, 부모나 교사의 감각과 성의만 있다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어머니는 아주 자연스럽게 “비버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백과사전을 찾아볼까?”라고 하면서 비버의 사진을 아이와 함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니면 “비버와 친구들은 아메리카에 산대”라고 하면서 지구본이나 종이지도, 혹은 그림지도 책에서 아메리카 대륙을 찾아볼 수도 있지요. 그러면서 아메리카에는 어떤 나라들이 있는지, 그곳의 날씨는 어떤지, 우리나라와는 어떤 관계에 있는지 등을 자연스럽게 말해 줄 수 있습니다.

‘그림 보고 자유롭게 상상하여 말하기'의 효과를 간단히 세 가지 정도로만 살펴보았는데, 그 밖에도 얼마든지 많은 좋은 점들이 있습니다. 엄마들이 직접 해보시고 어떠 어떠한 효과를 보았는지, 어떻게 적용해서 풀어나갔는지 답 글 달아주시면 저와 다른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겠지요?

이 활동을 하면서 혹시 우리 아이의 답은 또래에 비해 너무 단순한 것 같아, 어휘력이 없어, 상상력이 없어....... 뭐 이런 걱정을 하는 맘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대화하고 아이의 생각과 느낌을 끌어내는 질문을 해 주세요.

한 가지 반드시 주의할 점은, 엄마가 아이의 대답에 대해 초조해 하거나 불만이 있는 것처럼 보여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입니다! “엄마는 내가 어떤 대답을 해도 언제나 내 말에 흥미를 가지고 귀를 기울인다”는 믿음을 아이에게 심어 주세요. 아이의 대답이 너무 주제를 벗어나거나 아니면 내용이 너무 빈약하다면 적절한 대답이 나올 수 있는 유도 질문을 노련하게(?) 던져 보세요. 분명 엄마들도 깜짝 놀랄 기발하고 독창적인 대답을 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이 활동의 가장 좋은 점 가운데 하나는 아이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수업에서 “비버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엄마들은 대개 집을 짓고 있다고 대답했지만, 아이들은 먹이를 찾거나 노는 것이라고 대답했지요. 엄마들은 계획적이고 실리적이지만, 아이들은 좀 더 본능적인 욕구에 충실하다는 걸 알 수 있지요. 그렇다면 이제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숙제를 게을리 했을 때, 아마도 엄마들이 아이들을 야단치는 태도나 방식이 달라질 거예요. 예전에는 <“너는” 도대체 왜 그러냐>고 다그쳤다면, 이제는 <“놀고 싶지만” 숙제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해시키려 하겠지요.

그럼, 다음 수업엔 더 많은 엄마와 아이들의 참여 기다릴게요. 정답이나 완벽한 답은 없습니다. 몇 가지 질문에만 답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하루하루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것을 통해 엄마와 아이가 행복해지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