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동지였죠??

다들 뜨끈한 팥죽 한그릇씩 드셨나요?

여기 가은이네 팥죽이요~

해마다 동짓날이면 먼걸음 마다 않으시고 올라오셔서 쑤어주시는 어머님의 팥죽!

이제는 그 맛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바리바리 등산 가방을 하늘을 찌를듯 채워넣어서 등에 지시고

것도 모자라 양손을 결코 비워서 오시는 법이 없으신 시어머니...

이것 저것 꼼꼼히 챙겨오신걸 꺼내 놓으시면서 가은이 떡보따리에서

떡을 떼다 "자~~아~ 해봐라" 하시는 어머니!

그 고마움과 정성을 고스란히 받기만 하는 못난 며느리다.

시집온 첫해

팥죽을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쑤어드린답시고...ㅋㅋ

슬로우쿠커라고 다들아시죠.

팥과 쌀을 씻어 앉혀 다 익을때쯤 믹서로 윙~~ 그렇게 쉽게쉽게만

만들어 지는건 줄 알았다.

지금생각하면 얼마나 어이가 없으셨을까?

그래도 한그릇을 뚝딱 비우시고 핀잔 한마디 않으셨던 어머니가 고맙기만 하다.

이리 손이 많이가고 정성이 들어가는것을... ㅋㅋ

아침부터 한나절을 약한불에서 팥이 무르도록 삶으셨다.

삶은 물을 냄비에 받쳐내곤

맑음 물을 부어가며 치대고 또 치대고

팥알맹이만 쏙 빼기위해 정성껏 .....

어머니의 손놀림을 어설픈 며느리는 감히 흉내도 못내고 바라만 보았다.

맑은물을 또다시 부어서.. 수차례 반복하시는 어머니

드디어 껍질만 고스란히 발라내신다.

팥앙금과 팥물을 냄비가득 받아 어젯밤 미리 불려둔 쌀을 넣고 굵은 소금으로 간을 하고는

또다시 눗지 않도록 저으면서 끓인다.

쌀이 풀어지면 마지막으로 수제비를 넣어 끓인다.

정말이지 잠시라도 냄비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러한 정성으로 끓여낸 팥죽..

넙죽 넙죽 받아 먹기만 했던 팥죽을

내년엔 내손으로 제대로 한번 끓여보리라 맘 먹는다.

새알들이 동동동동.... 먹기에도 먹음직스럽게 떠오르면 완성!

그릇 가득 정성껏 퍼 놓셨다.

와~~

가은이도 너무 잘 먹는다.

앉은자리에서 한그릇을 뚝딱!

맛도 맛이지만 할머니의 정성을 알아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