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는 거절이나 금지를 당했을 때입니다. 역시 이 부분에 있어서도 아이들은 양육자인 엄마와의 갈등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는 늘 달콤한 유혹으로 다가오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려는 경우에도, 엄마는 이가 썩는다는 이유와 좋지 않은 성분이 들어 있어 결국 몸에도 안 좋으니 먹지 않아야 한다는 강력한 반대 논리를 펼치곤 합니다. 따라서 먹지 못하게 금지를 해버리는 것인데, 이런 경우에도 아이들은 고집을 부리게 된답니다. 특히 부모님들이 어떤 사안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데, 일정한 원칙이나 규칙이 없이 매번 달라진다면, 아이들은 성공했던 경험을 먼저 떠올리며 고집을 부릴 확률 또한 높아집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성공을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어떤 일에 대한 실패를 경험했을 때입니다. 우리는 보통 이런 경우 미련을 버리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것을 ‘오기'라고 표현하는데, 오기는 지기 싫어하는 마음이 결합된 고집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보통 ‘오기'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측면에서 많이 쓰이기도 하고, 그 결과 역시 좋지 않은 경우에 언급이 되므로, 가능한 부리지 않는 것이 좋다고 지각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아이들이 고집을 부리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는데, 적당한 고집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도 되기 때문에, 아래에서는 고집이 심한 아이들을 적절하게 도와줄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보려 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용기와 격려를 해주실 필요도 있겠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일에 실수나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 잘 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하는 일마다 성공을 한다면 그 또한 이상한 일이고, 그런 아이들은 아주 작은 실수에도 큰 상처를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따라서 격려와 지지를 해주시면서 아이들 스스로 많은 것들을 경험해 볼 수 있게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 잠재력들에 대한 자신감이 생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와 함께 정확한 규칙을 만들어 실천하시면 좋겠습니다. 규칙은 결국 어떤 상황에 대한 원칙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라도 따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아이들에게 책임감도 심어줄 수 있을 것이고, 고집을 부리지도 않을 것입니다

자, 이상으로 고집이라는 것이 왜 생기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방법을 알려 드렸는데, 중요한 것은 고집이 아이들이 주체적인 한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하고,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해 주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이제 책을 몇 권 더 소개해 드릴 테니, 함께 읽으시고 관련 활동도 꼭 해보시면서 ‘고집'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시기 바랍니다.

<(우리 아이는 정말 말을 안 들어요) 고집불통 아이의 올바른 자기주장을 돕는 법 / 하이케 바움 지음, 신철희 감수, 신흥민 옮김 / 한울림>

이 책은 감성발달클리닉 시리즈 가운데 한 권으로, 발달과정에서 보이는 아이들의 문제 가운데 고집이 센 아이들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원인과 이겨낼 수 있는 방법 등이 자세하고도 쉽게 설명되어 있으니 꼭 보시기 바랍니다.

- 이 책에 담긴 다양한 놀이와 프로그램들을 직접 실천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주로 놀이와 연결을 지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겠습니다.

<고집 센 내 아이 길들이기 / 신시아 울리히 토비아스 지음, 유정화 옮김 / 꿈을이루는사람>

이 책은 고집이 센 아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고, 인격적으로 변화시켜주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고집 센 아이 마음을 열어주는 법 / 로스 W. 그린 지음, 황애경 옮김 / 학원사>

이 책 역시 고집이 세고 반항적인 아이들을 효과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아이들이 고집을 부리는 원인은 무엇이고, 보통 부모님들이 집에서 사용하는 방법이 왜 효과가 없는지, 나아가 가정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이나 문제를 줄일 수 있는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나 안 할래 / 안미란 글, 박수지 그림 / 아이세움>

사슴은 너구리, 다람쥐 친구들과 함께 숨바꼭질을 합니다. 그래서 술래를 정하기 위해 가위 바위 보를 하는데, 사슴은 늘 주먹만 내기 때문에 항상 술래가 됩니다. 그래서 화가 난 사슴은 다른 친구들에게 가위를 내라고 합니다. 그러자 착한 다람쥐가 가위를 내서 술래가 됩니다. 발의 생김새 때문에 주먹 이외에는 낼 수 없는 사슴의 이기적인 모습과, 친구들의 이해 과정이 잘 나타난 그림책입니다.

- 고집을 부리기 전에 내가 갖고 있는 어떤 상황에 대해 미리 알려주고, 그것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참 중요한 일임도 알려주는 그림책입니다. 그렇다면 그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고집쟁이 해님 / 제리 크람스키 글, 로렌조 마토티 그림,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옛날 아무도 모르는 곳에 이상한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마을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답니다. 글쎄 밤 10시가 되었는데도 해가 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회의를 해 해님이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설득을 했답니다. 하지만 모두들 실패를 했답니다. 과연 해님을 설득할 수 있을까요?

- 고집쟁이 해님이 집으로 돌아가지 않아 밤 10시가 되었는데도 낮이 계속되는 상황을 다룬 그림책입니다. 이처럼 다른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고 고집만 부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고집은 싫어 싫어 겸손이 더 좋아 / 장은주 글, 장은주?이영옥 그림 / 신인류>

이 책은 ‘고집'과 ‘겸손'이라는 두 주제가 담긴 이야기가 각각 한 편씩 소개됩니다. 그 가운데 ‘고집 센 새끼당나귀'는 엄마당나귀의 말을 듣지 않고 떼를 쓰며 고집을 부리는 새끼당나귀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새끼당나귀는 결국 어떻게 됐을까요? 맞아요! 친구들에게도 함부로 굴다가 결국 혼이 난답니다.

- 또래관계에서 ‘고집'을 부리는 것이 특히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행동의 변화를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뒤이어 나오는 ‘겸손'도 함께 읽어주시면 좋겠네요.

<(아기공룡 둘리 2) 고집불통 도우너 / 김수정 지음 / 디자인하우스>

너무 유명한 아기공룡 둘리 만화 시리즈입니다. 여러 등장인물 가운데 고집이 아주 센 도우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내용이랍니다.

- 독서치료에서 꼭 동화책 등의 문학류만 다루어야 한다는 원칙은 없습니다. 때로는 아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만화가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답니다.

<욕심쟁이 거인 / 오스카 와일드 글, 이노우에 유카리 그림, 이덕남 옮김 / 북뱅크>

어느 마을에 거인이 사는 커다란 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인은 7년 째 성을 비우고 있었지요. 그래서 아이들은 매일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거인의 성에서 놀았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거인이 성으로 돌아왔습니다. 거인은 돌아오자마자 시끄럽게 놀고 있던 아이들을 모두 내쫓고, 문 앞에는 ‘내 정원에 절대 들어오지 말 것!'이라는 팻말도 내걸었습니다. 거인은 자기 밖에 모르는 고집쟁이였답니다. 그렇다면 거인은 행복했을까요? 아이들이 떠난 정원에 봄이 오지 않자, 비로소 거인은 소중한 것을 함께 나누는 것이 더 큰 행복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혼자서 갖고 있으면 훨씬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이지요. 아이들이 있었던 정원의 모습과 없었을 때의 모습, 거인이 욕심을 부렸을 때의 모습과 아이들을 허락했을 때의 모습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면 좋겠습니다.

<무지개 물고기 /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무지개 비늘을 가진 무지개 물고기는 자신의 비늘을 다른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자 다른 친구들이 자신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멀리하게 되지요. 그래서 무지개 물고기는 소중한 비늘을 하나씩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도 하나만 갖게 됩니다. 역시 나눔의 소중함, 더 커지는 마음에 대해 알려주는 그림책입니다.

-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티커를 한 묶음 씩 주고,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는 활동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처음에는 너무 아까워서 주기 싫어했는데, 다른 친구들과 함께 나누어 주기 실천을 했더니 훨씬 다양한 것들을 모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나에게 있어 소중한 것들을 나누어 줄 수 있는지, 그렇다면 어떤 것들을 줄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누어 보고, 직접 실천도 해볼 수 있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