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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2은물놀이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먼저 제가 2은물 상자를 열어서 아이들에게 구, 원기둥, 정육면체를 들어보여주며 간단하게 설명했습니다.
아이들은 뭔가 이름붙여 설명하는 것엔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했어요. 좀 더 재미있게 이야기식으로 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연필과 싸인펜으로 [입체도형 대고그리기]를 해봤습니다.
정육면체에서는 어떤 면으로 돌려 그려도 항상 정사각형만, 구에서도 항상 동그라미만 나오지만, 원기둥은 동그라미와 사각형 두 가지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아봤어요.
마지막으로 대고그린 그림 위에 덧칠을 해서 새로운 그림을 완성하는 놀이를 해봤습니다. 너무 시시해서 재미없어하면 어쩌나 했는데 예상 외로 아이들이 기발한 그림들을 그리더군요.
재영이는 2은물에 있는 회전틀 받침대를 이용해서 길죽한 직사각형을 그렸는데, 그걸로 알록달록한 무지개 빌딩을 그렸습니다. 각 층들이 무지개색이고, 창문도 하나씩 있더군요. ^^
한쪽 꼭대기에는 원기둥을 이용해서 노란 햇님을 그렸구요.
상준이는 정육면체를 이용해서 정사각형을 그리고는 그 위에다 엘리베이터를 그렸습니다. 그리곤 옆에다 [고장]이라고 써넣더라구요~ ^^
연두색으로 예쁘게 색칠도 하고..
원기둥으로 동그라미를 그려서 사람얼굴을 만들고 몸통과 팔 다리도 그렸습니다.
연필, 싸인펜, 크레파스가 어지럽게 굴러다니는 가운데 가까스로 주변정리를 해놓고나서야 쌍둥마미님 순서가 되었습니다.
먼저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천가방에다 1은물 털실공 하나, 2은물의 구, 정육면체, 원기둥을 하나씩 넣고나서 돌아가며 손을 집어넣어 어떤 것을 잡았는지 알아맞춰보는 게임을 했습니다.
각 도형의 이름을 재미있게 외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몇번씩이나 반복해서 해봤습니다.
그 다음엔 [채소 놀이터에서 생긴 일]이라는 책을 읽고나서 그림책에 나오는 여러가지 놀이기구들을 2은물로 만들어보았지요.
먼저 그네를 만들었습니다. 2은물을 조립해서 1은물 털실공으로 매듭을 만들어 달아서 흔들흔들~
완성하는 중간중간에 쌍둥이와 재원이의 방해가 있었지만, 힘겹게 완성했습니다. 알록달록한 털실공들이 왔다갔다 흔들거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다들 좋아하더군요.
다음은 미끄럽틀 만들기. 2은물 상자와 뚜껑을 이용해서 빗면을 만들고 정육면체, 원기둥, 구의 순서대로 미끄럼을 태웠습니다. 재영이와 상준이, 누가 더 멀리나가나 시합도 했지요. 시합하는 과정에서 약간 소란스런 상황이 있기도 했는데, 역시나 아직은 어린 아이들이어서 그런지 승무에 굉장히 민감한가봐요. 언제쯤에나 신사적인 매너를 배울 수 있으려는지... ^^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도 재영이는 내내 '엄마, 정육면체는 미끄럼틀에서 잘 안굴러갔어요'라고 말하더군요. 소란스런 속에서도 볼 건 다 챙겨서 본 모양이예요. ㅋㅋ
마지막으로 시소놀이.
2은물박스 뚜껑을 가지고 양쪽 끝에 정육면체를 하나씩 올려놓고 수평이 되게 한 다음, 한쪽에만 원기둥을 올려놓아 봤어요. 어느쪽으로 기울어지는지, 왜 그렇게 되는지 알아봤답니다.
은물놀이가 다 끝나고나서는 상준이 집에 있는 종이블럭을 가지고 한 구석에다 [어린이들만 들어갈 수 있는 집]을 만들었어요. 담장도 쌓고 출입구도 만들고.. 동생들의 방해로 몇번씩 담이 부서지고 말았지만 그때마다 다시 쌓아올렸답니다.
함께 종이블럭을 쌓는 재영이와 상준이를 보니 상당히 많이 친해져 있는것 같더군요. 둘 다 말썽꾸러기 동생들 때문에 속상한 형아들이라서 그런지...? ㅎㅎ
다음주에 또 2은물 놀이가 이어집니다.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