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니 그 전부터 트랜스 지방이라는 단어는 들어본적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게된 시기는
몇년전 즈음이었던것 같다.

TV 와 신문, 그리고 내가 즐거보는 요리책이나 잡지, 심지어는 레스토랑이나 대형마트에만 가도,
온통 트랜스 지방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넘쳐나는듯했다.

지방... 비만을 만드는 주범이라는 것인지, 변형되었다는 것인지, 아니면 무언가를 변형시키는

지방이라는것인지..

지방.. 기름 덩어리, 아니면 액체상태의 기름? 고체 상태의 기름? 아니면 정말 작은 분자들로 구성되어있어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 몸에 좋지만은 않다는 느낌이 강력하게 전해져오는 단어였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쫒기면서 한쪽귀로 듣고, 한쪽귀로는 그대로 흘려버리는 정도의 무관심속에 지내다가,
어느날 결정적인 사건이 나에게도 일어나게 되었다.

몇년전 우리 시골집에서 부모님과 밥상에서 밥을 먹는 도중에 시작된 대화.

밥상엔, 콩자반, 깻잎나물, 된장찌개, 버섯무침, 멸치볶음, 김, 오징어젓갈..등등의 그저 평범한 집반찬이
올라와있던걸로 기억을 한다. 워낙 육식을 좋아해서 편식을 좀 하는 편이었던 나는,
그날따라 기름진 음식이 너무나 먹고싶다고 계속 부모님께 떼를 썼다.

그런날만큼은 내 나이가 30대에 들어섰다는것도 잊고 어린 아이마냥 떼를 썼던것같다.

"엄마, 반찬이..내가 바깥에 나가서 얼른 사올테니까, 그냥 삼겹살사다가 구워먹자.  아니면..
아빠, 우리 치킨 한 두어마리만 시켜서 먹을까?
아, 아니다. 동생한테 전화걸어서 들어올적에, K00 에서 치킨하고 너겟사다달라고하자...
아니 왜 이렇게 기름진게 먹고싶지..? "

이때, 갑자기 육순을 넘기신 부모님께서 갑자기, 트랜스지방이라는 단어를 꺼내신것이다.

"얘, 미국은 지금 트랜스 지방하고 전쟁을 선포하고 난리가 아니란다.
 그리고 패스트푸드며 치킨이며 뭐며 전부 트랜스 지방 덩어리란다. 우리는 여태 고기는 삶아서
기름이라도 빼고 먹었지만, 과자며 빵이며 공장에서 만든거 그거 전부 다 트랜스지방 덩어리란다...
왜 있지 너네들 어렸을적에, 학교앞에서 핫도그, 어묵, 오뎅튀겨서 팔던거 기억나니?
쇼트닝으로 튀겨내서 케챱발라먹는.. 매일 그거 안사먹고 집에 온날이 없었는데, 아니 글쎄
그 쇼트닝유가 공업용 기름보다도 더 몸에는 나쁘다고 하더라.. "

이날 내가 받은 정신적 충격은 작지만, 상당히 큰 것이었다.

교육잘받고, 도시에서, 웰빙 운운해가면서, 현대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나도 잘 모르는

트랜스 지방에 대해서, 나이드신 부모님은 무언가 자세히는 아니지만, 몸에 무지막지하게 해롭다고

말씀하시고 있는게 아닌가?

그 사건 이후 얼마 지나지않아,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안병수 선생님을 알게되고,
트랜스 지방이 어른, 아이 할것없이 얼마나 해로운 악마같은 것인지, 게다가 각종 식품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을수가 없는, 과자를 주려면 담배를 피우게하라는 안병수 선생님의 양심적인 선언과 경고를 접하게 된것이다.

그날 방송 이후, 이 책의 작가 안병수 선생에게 정말 용기있는 회사원이며, 아이들을 사랑하는 가장의 모습을
보게되었다.

 동물성 지방인 포화지방은 심장병, 고지혈증, 비만등을 일이키는 주범으로 몸에 해롭다. 
 식물성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은 몸에 이롭다.

" 내 아이를 해치는 맛있는 유혹 트랜스 지방"

내가 가지고 살아온 지방산에 대한 위의 2가지 상식을, 작가는 편한 대화체의 기법을 이용하여
어려운 화학반응이나 분자 구조에 대한 설명도, 전문적이거나 어려운 용어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대화의 형식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트랜스지방 - 우리 몸에는 꼭 필요한 필수지방산이 있다. 포화지방산, 불포화지방산.
트랜스지방은, 액체 상태의 불포화지방산을 고체화하는 과정에서 수소를 첨가하여 인위적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겨난 돌연변이, 즉 변이지방을 말한다.

포화지방산은 이중결합 구조가 없어서 반듯하고 안정적이지만, 불포화지방산은 이중결합 구조가 있는 부분에서
힘이 없어서 굽어지고, 또 다른 가지를 만들어내어 이중으로 연결된 구조를 가졌다.
불안정한 불포화지방산은 열에 무척이나 취약하여 열을 가하면, (가공)을 하게되면 몸에 해로운 트랜스지방으로
변하게 된다.

책의 설명이 우리같은 일반인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그냥 쉽게 생각해보자.
과학자의 실험중에 탄생한 괴물질이, 우리 몸속에 숨어들어서 빠져나가지도 않고, 오히려 몸에 이로운 물질들은
밖으로 내보내면서, 몇십년을 잠복한후에 원인을 모를 성인병이나, 심장병, 고지혈증, 암, 유방암, 치매 등을 일으켜 죽이는것도 모자라, 그 후손에게 아토피나 소아암같은 병을 어릴적부터 일으키게 한다면...

실로 눈에 보이지 않는 악마라고 쉽게 생각하면 될것이다.
제품을 오랫동안 보관하게 해주는건 분명 수상하지만, 그 달콤함과 바삭함에 우리는 거부하기 어려운 유혹에
길들여져가고, 자신도 모르게 섭취하여 몸에 쌓이고 있었다는 것을..

      
우리가 믿었던 포도씨유나 올리브유도 결코 안심할수 만은 없고, 오히려 우리가 알고있던 상식을 뒤집어
포도씨유를 샐러드유로 사용하고, 올리브유는 압착유를 사용하는게 트랜스지방의 생성을 조금이라도 막아준다고한다.

들기름은 볶음용으로 많이 사용하지만, 오히려 무침용으로 사용하는게 낫다고도 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기름은 모두 정제과정을 거친 가공유이기때문에 결코 안전하지 않다.

모든 가공식품엔 트랜스지방에 들어있기때문에, 완제품에 표시되어 판매하는 트랜스지방 0%는 존재할수가 없다.

콜레스테롤은 음식물에서 섭취된다고 알고 있었지만, 음식에서 섭취되는것은 25%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몸안에서 생성이 된다고한다. 혈관에 상처가나면 콜레스테롤이 작용을 하여 상처를 치유하는데, 그 과정을

 마치면 간으로 이동해야하는데, 트랜스 지방이 콜레스테롤의 이동을 막아 혈관에 쌓이게 만든다고한다.
우리는 콜레스테롤이 심장병이나 암을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지목해왔지만,
멀쩡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해서 억울한 죄를 뒤집어쓰게 했는지도 모른다.
바로 여기에 트랜스지방이 숨어서 혈관내에서도 사람을 서서히 죽어가게 하는데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는 이상 우리가 몰랐던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피자, 도넛, 팝콘, 빵, 스낵, 치킨, 감자칩, 햄버거 등등.. 얼마나 입맛을 사로잡는지 모른다.
그 바삭함과 고소함. 성인인 나도 피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물론 엄마 손맛에 익숙하여 가공식품을 남들보다는 조금이나마 덜 먹는 편에 속하지만,
내 몸안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트랜스지방이 쌓여있다는 생각에 섬뜩해진다.

어릴적 수없이 먹었던 쇼트닝유에 튀겨낸 핫도그, 두꺼비라고 불리던 오뎅튀김...
쇼트닝에 튀겨낸 도넛.. 서양인들이 먹는 버터는 열량이 높고, 동물성이니까,
식물성 마가린은 몸에 좋다고 생각해서, 우리 엄마도 나 어릴적에 고소한 마가린에 밥을 비벼주시거나
각종 볶음요리에도 종종 사용하기도했으니... 하지만, 이건 엄마의 잘못이 아니다.
그 당시에는 모두 그게 좋은것으로 보고되고 있던 때였으니까, 엄마로서는 당연히
어린 우리들에게 더 맛잇고 좋은것을 먹이신거니까..

물론 우리의 신체, 즉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 요소인 지방을 무조건 섭취하지 않을수도 없고,
혼자 농사를 지어서 기름도 스스로 짜먹고, 아예 재배 단계부터, 조리단계, 모든 것을 자연적으로만 하면서
음식을 먹는다면 혹시라도 가능한 일이겠지만,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섭취하게되는 트랜스지방을
어떻게 단 1%도 먹지 않을수가 있겠는가..

그렇다고 이렇게 숨어서 수십년 후에라도 우리의 생명을 앗아갈수 있는 무서운 돌연변이인 트랜스지방을
알면서도 내 소중한 몸, 소중한 우리 가족, 아이들의 몸안에 넣어줄수는 없는것 아닌가..

된장이 몸에 좋다고는 하지만, 시중에서 판매하는 된장에도 이미 인공 조미료가 들어가있고,

각종 정제과정을 거쳐기때문에 몸에 해로운 여러가지 물질들이 이미 충분히 함유되어 있어 무늬만

건강식품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작가는 조금이라도 건강한 우리의 식생활을 위해  제안한다.

운동의 중요성, 채소 과일 섭취의 중요성.
그리고 쓰고 남은 기름은 재사용하지 말것.
되도록 지방의 섭취는 줄일것
자연에 최대한 가까운 재료로 최대한 조리하지 않고 먹는것.

어쩌면 뻔히 알면서도,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것이 식생활 개선일것이다.
하지만, 트랜스지방을 만들어낸 인류가 그 위험에서 이제라도 이렇게 인식하게 된것이 다행이며,
알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을수밖에 없던 과자 제조업체등에게 특별히 비난만 할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계기로, 트랜스지방이 얼마나 악독하고 무서운 돌연변이인지를 더욱 깊이 알게되었고,
특히, 어릴적부터의 식생활이 평생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것인지 마음속 깊이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우리 성인들조차도 거부하기 힘든, 이 달콤한 유혹은, 아이들 스스로 먹지 말라고 하는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손으로, 아내의 손으로, 챙겨주어야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사료가 아니며, 식품 제조업자들의 마루타로 길들여질수도 없다.
이건 절대로 있을수 없는 일이며, 고급 포장이나 고급 재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가족과 아이들이 먹는 음식에 몸에 쌓이는 독약이 들어있다는것을 알면서 먹인다는것은,
더더욱이 주부의 역할이 아님에는 틀림이 없다.

가공식품만이 아니라, 우리가 보통 섭취하는 삼겹살을 구울적에도 익는 온도때문에, 트랜스지방이
생성될수 있다고하니, 최대한 고기도 삶거나 찌는 조리법을 이용할것을 제안받았다.

60세가 훌쩍 넘으신 우리 부모님으로 인해서 일깨워진 트랜스지방에 대한 작은 경고가,
이 책을 통해 한층 자세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지식을 얻게되었다.

무엇이든 변질된다는것은 좋지않음엔 분명하다.
유전자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복제 생물들, 유전자변형으로 만들어진 곡물들이 재료가 된
식품이나 사료등의 위험이 여기저기서 경고되듯.. 알면 병이 되고, 알았을적엔 너무 멀리와버려
돌아갈수 없는 불행한 시기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이든 자연을 따르면 시간은 좀 걸릴지 모르지만, 건강해지는것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슬로우 푸드(slow food)라는것은 웰빙이라는 개념과 직결되어, 서서히 우리몸을 이롭게 해주는
자연으로부터 얻어지는 음식물이다. 

인위적으로 변형시키고, 첨가하여 낸 자극적인 유혹이 아닌,  서서히 익히고 발효시키고 숙성시킨
거칠거칠한 우리의 슬로우 푸드만큼은 아직도 굳게 믿고있는 나의 건강식이다.

자연의 섭리대로, 그 본질 그대로 살아가면서,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이 키우고, 자연이 준 먹거리로 식단을 만들어줄 생각이며,
엄마로서 가족의 건강을 지나치게 따지면서 밥상을 차린다는것이 때로 힘든일이 될수도 있겠지만,
사랑하는 내 남편, 내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이 책을 통해 안병수 선생님이 전달하고자하는

트랜스지방의 위험성을 조금이나마 기억하고, 자연의 맛으로 건강을 지켜주는

우리 가족의 밥상을 만들고자 하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