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플라스틱 그릇을  선호하던 시절이 있었다. 기존의 무거운 그릇들에 비해 가볍고 깨지지 않고 또 기능도 다양하여 주부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요즘 부엌에서 플라스틱 그릇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다시 사기그릇, 유리그릇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왜? 몸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환경에 어울리지 않는 물질이라는 것이 플라스틱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오늘날 '트랜스지방'이 바로 플라스틱과 같은 처지가 아닐까?. 특유의 부드러움과 맛 때문에 사랑받았지만 그 부드러움 뒤에 감춰진 악마의 얼굴을 우리는 알아채야 하는 때가 온 것이다.

'내 아이를 해치는 맛있는 유혹- 트랜스 지방' 은 지은이 안병수씨의 두 번째 저서이다. 첫 작품 '과자'보다 어려운 전문용어가 많아 읽기가 수월하지는 않았지만  내용이 주는 충격은 두 번째라 해서 결코 덜하지는 않다.오히려 앞부분의 지방분자구조니 하는 어려운 부분을 지나면 점점 충격적인 내용때문에 중간부터는 술술 읽힌다.

설마 우리 가족이야 뭐 하는  심정으로 읽기 시작하였는데 읽는 내내 마음이 답답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또 어디까지 알아야 이 시대에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 저자는 충고한다. 잘못된 식품시장에서 좋은 식품을 선택하는 것은 애초에 힘든 일이라고. 그렇다면 결국 소비자가 제대로 알아야 잘못된 선택을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포화지방, 불포화지방 설명을 읽을 때부터 나의 마음은 몇 가지 궁금증으로 급해졌다.
튀김이야 안 먹으면 그만이고, 그럼 집에서 반찬으롲 자주 해 먹는 계란 후라이며, 각종 볶음은?
그리고 삼겹살은?

우리 집에서 먹는 기름은?

답은 과연? 
튀김은 절대 먹으면 안되고, 삼겹살도 트랜스지방 사료를 먹은 돼지의 것은 굽기 전에 이미 트랜스지방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집에서는  압착식 올리브유를 먹어야 한다로 정리할 수 있다.
닭튀김 좋아하는 남편이나 아이들은 기절할 노릇이지만 기름을 가열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을 읽은 주부로서 절대 허락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삼겹살도 정상적인 사료를 먹은 돼지를 먹어야 한다니 그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일일이 돼지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ㅜㅜ. 

주부로서 제일 실천하기 쉬운 것은 역시 집안에서의 압착 올리브유 사용인 것 같다.
10년 전부터 현미유다 올리브유다 들기름이다 또 요즘은 포도씨유까지.. 뭘 잘 모르면서 유행만 따라간  게 한심할 뿐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왜 여태 아무도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는지에 대해 화가 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왜 모든 주부들을 바보로 만든건지. 국민들의 건강을 이렇게 사지로 몰아갔는지. 

 다행히 저자는 어렵고 팍팍한 문제만 잔뜩 안겨주지는 않는다. 일단 몸 속에 들어온 트랜스지방을 빨리 내보낼 수 있는 몸에 좋은 몇 가지 식품과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다.

 섬유질, 항산화제, 미네랄이 들어 있는 식품 즉, 채소와 과일, 버섯, 마늘,고구마  그리고 적당한 운동. 방법은 의외로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간단한 느낌이다. 허무하다고 할 정도로. 
과자에서 뭐가 나왔네 하며 떠들썩한 요즘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딱 맞는 세상이다.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부로서 잘 알고 잘 선택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것. 이것이 바로 위험한 유혹에서 우리를 지켜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