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열 살 아들이랑 일곱 살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큰아이는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흐르는 물처럼 술술 무난하게 잘 커주고
있는 편이라 굳이 주위의 조언도 육아서의 도움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답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요.
그런데 작은아이는 이제 겨우 일곱 살 밖에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다루기도 힘들고 까탈스러워서 여러모로 엄마인 저를 힘들게 합니다.
큰아이와는 너무나 다른 딸아이.
그저 단순히 남자아이와는 다른 조금더 민감하고 예민한 여자아이라는
이유때문에 그러려니하고 그냥 성별의 다름에서 오는 힘듦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애는 왜 이럴까? 도대체 어떻게 다뤄야 수월해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늘 아이한테서 그 원인을 찾으려고만 했었지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딸아이에게 참 미안해지더군요.
문제는 아이가 아니였는데......
아이의 그 행동이나 태도의 기저에는 너무나도 부끄러운 엄마의 모습,
바로 문제투성이인 저의 모습이 자리하고 있더군요.

무엇보다 아이에게 '안전한 항구가 되라'는 조언부분에서 '애착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참 절실하게 와닿았어요.
저는 일하는 엄마가 아니라 전업주부이기때문에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으므로
아이와 충분한 애착관계가 형성되었다고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그냥 같은 공간에 함께 있다고 해서 애착관계가 형성되는 건 아니더군요.
아이가 필요로 할때 진심으로 아이가 원하는 부분을 충족시켜주고
아이에게 진정한 신뢰감을 줄 수 있을 때야 비로소 진정한 애착관계도
만들어지는 것이더군요.
유난히 쉽게 상처 받고 실망도 잘 하고 무슨 일을 하든지간에 미리 걱정부터 하고
두려워하고 자신감도 별로 없는 딸아이의 모습은 어쩌면 엄마인 저와의 애착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요?
늘 집에서 그림을 그리면 옆에다 꼭 "엄마, 많이많이 놀아주세요!" 라는
글을 적어놓는 딸아이의 그 내면에는 내가 모르는 나름의 상처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고 나서 문득 들었어요.

먹여주고 입혀주고 그저 귀찮은 뒤치닥꺼리 해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만은
아니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조금더 괜찮은 엄마가 되려면 참 많이 배우고
또 알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무심코 내뱉는 일상적인 많은 말들, 그리고 아이에 대한 배려 전혀 없이
내 입장에서만 하는 많은 행동들...

다시 돌아보고 올바른 방향으로 키를 돌릴 수 있도록 노력하렵니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어떤 특별한 교육기관이 아닌
바로 엄마, 아빠의 일상적인 말과 태도임을 명심하고 아이에게 안전한 항구이자
훌륭한 보스가 됨은 물론이거니와 아이가 세상에 당당하게 설 수 있게
진정으로 아낌없는 사랑과 관심을 쏟아부어주어야겠어요.

우선 딸아이와의 애착관계를 돌아보고 구멍난 곳을 다시 꽉꽉 사랑으로 채워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