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서울시 중랑구 상봉동에 설립된 나래유치원은 오랫동안 동화구연을 위한 ‘색동어머니회’ 활동을 하며 현직 동화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김순녀 원장의 30년 교육 경력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곳이다.

“올바른 언어 사용과 말하기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습관이 중요하다”는 김 원장의 교육 철학은 나래유치원 ‘드림 프로젝트 하이파이브’로 체계화되었다. ‘생각’, ‘말’, ‘행동’, ‘꿈’ 그리고 이 네 가지를 이루기 위한 ‘건강’. 이 다섯 가지를 기본으로 하는 나래유치원 ‘하이파이브’는 나래유치원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이다.

나래유치원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교육은 ‘언어 교육’이다. “단계별, 수준별 교육을 통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겁게 말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김 원장은 아이들의 자신감 향상을 위해 동시낭송대회, 동화구연대회, 동극발표회 등 아이들이 직접 말하고 생각을 표현할 다양한 기회를 마련해 준다.

나래유치원을 방문한 날은 마침 연례행사 중 하나인, ‘꼬마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는 날이었다. 꼬마 대통령 선거는 벽보, 유세, 기표소, 비밀 투표 등 어른들의 선거를 방불케 한다.

또랑또랑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예비 후보자들의 모습, 그 모습을 경청하는 모습, 차례로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기표소에 들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에는 나래유치원의 언어 교육의 결실이 눈에 보이는 순간이었다.

초등학교 교사 재직 시절부터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노력했던 김 원장은 유치원의 빈 공간을 이용해 사비로 책을 구입하여 골목 도서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책 읽기의 습관이 들지 않아서인지 도서관의 이용은 좀처럼 활성화 되지 않았다.

미래를 위한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은 김 원장은 유치원 교과 과정에 이를 반영하기로 결심했다. 아이들의 꿈과 상상의 나래를 키워가는 동화작가로서, 독서의 중요성 역시 놓치지 않고 나래 교육에 반영한 것이다.

“책을 읽는 것은 밥을 먹는 것과 같이 습관화 해야 한다.”는 김 원장의 방침에 따라 나래의 아이들은 한 학기 교육 과정을 마치고 나면 다양한 책을 접하게 된다. 나래유치원 내 1천5백 권 이상의 책이 비치되어 있고, 나래 유치원은 1년에 100권 이상 읽기를 권장하고 있다. 6개월에 2백여 권이 넘는 책을 읽은 아이들도 있다고 하니, 나래유치원의 독서 교육을 가히 짐작할 만 하다.

“매년 유아도서 구입비로 많은 예산이 지출되지만, 아이들이 책 읽는 모습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는 김 원장은 다양한 책 구입을 통해 보다 많은 책을 아이들에게 접하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나래유치원의 독서 교육은 단순히 독서로 끝나지 않는다. 나래 유치원 교사들이 직접 개발한 ‘생각주머니’ 활동은 아이들이 좀 더 책을 집중해서 읽을 수 있도록 내용을 바탕으로 어머니와 선생님과 함께 놀이를 통한 책 읽기, 독후감 활동으로 이뤄진다.

김 원장에 따르면 어머니가 쉽사리 지나치기 쉬운 아이의 엉뚱한 행동이나 말도 지식을 기반으로 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순백의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 나가듯 창의성이 숨쉬며 새싹을 피우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의 독서는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도심 속에서 자연과 떨어져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김 원장은 조금이라도 아이들에게 자연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에 오랫동안 나무가 살아오던 자리를 비우고, 텃밭을 마련했다. 작은 텃밭에서 아이들은 갖가지 야채를 직접 키우며, 관찰일기를 작성한다.

서일대학 유아교육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김 원장은 이 과정을 ‘자연친화 생태유아교육 프로그램’으로 공동 작성했고, 자연 생태계의 올바른 이해와 생명, 자연 존중의 마음을 가르치고 있다.

"저는 아이들을 작은 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 나무들이 잘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은 이후의 일입니다. 이를 저희가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을지 모르지만 저는 유아기가 미래를 여는 하나의 문이라고 생각하고 그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합니다."

한 곳에서 150년 간 뿌리를 내리고 내일의 인재를 키우는 나래유치원 김순녀 원장. 그녀가 소중히 여기는 자연을 닮은 아이들은 따스한 마음을 가슴에 담고, 반짝이는 눈빛과 이성을 머리에 품은 채, 오늘도 미래의 리더로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