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난 국어가 정말 어렵다. 왜 난 한국사람인데, 한국말인 국어가 어려울까?"

딸 아이의 말에 엄마인 나도 공감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가끔은 엄마도 헷갈리는 말들이 얼마나 많은지...

처음 100점 잡는 초등어휘력 100이란 책을 선물받았을 때는

정말 서점에 넘쳐나는 엄마들의 욕심을 부추기는 또 그렇고 그런 책아냐란 생각을 가졌는데...

책장을 열자마자 '어, 이거 정말 재미있는데...' 하는 감탄사가 먼저 흘러나왔다.

마치 이전에 tv에서 봤던 '바른말 고운말'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 ()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 ()'

어떤 말이 맞을까? 정답은 우레...

우레는 천둥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말로 '울다'라는 어근에 '에'라는 접미사가 붙어 만들어진 고유어.

그래서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정답...

그렇다면 어린 시절 우리가 봤던 '우뢰맨'은 잘못된 표기였던 거다. 맞게 쓰려면 '우레맨'이었겠지?

이 책은 이런 말들이 사용되는 에피소드를 제시하고, 정확한 말의 어원이나 해석 등을 해줌으로써

쉽게 기억하게끔 해준다. 각 페이지에 있는 짧막한 상황 설명 만화는 글밥이 많아 싫어하는 아이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아이가 올바로 내용을 이해했는지를 짧막한 퀴즈를 통해서 맞춰보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울 아이도 책을 보자마자 금새 빠져들더니... 퀴즈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다.

"엄마, 한번 맞춰봐. 어떤 말이 맞을까?"

1. 꽃봉우리 ()    꽃봉오리()

2. 달걀 껍데기()   달걀 껍질 ()

3. 먹든지 말든지 () 먹던지 말던지()

4. 웬일이니()   왠일이니()

5. 웬지 모르겠다() 왠지 모르겠다()

6. 저 아이는 세 살박이냐() 세 살배기냐?()

7. 자장면 곱배기냐() 자장면 곱빼기냐()

8. 주책이 없는 걸까() 주책인 걸까?()

과연 어떤 게 맞는 말일까?

이 밖에도 우리나라 순 토박이말과 사자성어에 대한 풀이,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일어의 잔재,

외래어 고쳐쓰기 등에 대한 것도 다루고 있어서...

아이의 학습적인 영역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말을 올바로 사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꼭 읽혀야 할 필독서란 생각이 들었다.

강호동이 나오는 tv프로 '1박2일'을 보는데 게임을 할 때 '복불복'게임이라고 자막이 나온다.

저게 무슨 뜻이야 하면서 솔직히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처럼 만든 신조어라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보니 한자어 '福不福'으로 같은 처지라도 사람의 복은 차이가 난다라는 뜻...

즉 복이 있고 없고... 누군 복이 있을 수 있고, 누군 복이 없을 수 있단 의미였다는 것이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할망구'란 단어... 사실 할머니를 시골틱하게 부르는 말이라 생각했는데...

'망구'란 81세를 가르키는 말이라고 한다. 81세가 되면 90세까지 살기를 바란다는 마음으로 '망구'라

했다는 것이다. 61세는 '망칠' 71세는 '망팔' 91세는 '망백' ...

할망칠, 할망팔, 할망백... 좀 생소하긴 하지만.... 장수하길 바란다는 맘이 들어있으니

할망구란 소리가 그저 시골틱하지도 욕이 섞인 것도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도 이 책을 읽고 얻은 소득이다.

이번 봄 방학에는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고... 올바른 우리말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