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과 반대 두 팀으로 나누어서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자기의 주장을 펼치는 대립토론은 운동경기처럼 룰과 형식을 강조하는 ‘말로 하는 게임’이다. 대립토론 안에도 여러 형식이 있다.

  정책토론에 적합하며, 일명 교차토론이라고 하는 CEDA(Cross Examination Debate Association)토론은 미국의 대학 간 토론대회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토론형식이다. 가치토론 중 가장 대표적인 토론으로 꼽히는 일대일 디베이트인 링컨-더글러스 토론과 1820년 무렵 영국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의 학생회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토론을 받아들여 영국 의회의 특징을 반영한 의회식 토론, 1988년에 시작되어 고등학생들이 참가하는 세계적인 토론대회 중 가장 긴 역사를 지닌 WSDC(World School Debating Championships)토론 등도 유명하다. 이 밖에 2002년 창안돼 미국의 고등학교에 확산되고 있는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와 우리나라의 민족사관고등학교 토론형식, 필자가 대립토론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나 초·중등학교에서 쉽고 재미있게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든 PY토론 등 다양한 형식이 있다.

이 중 PY토론과 민족사관고등학교 토론형식, WSDC토론형식의 진행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대강의 진행방법은 비슷하다. 주제 혹은 안건을 정하고 찬반 두 팀으로 나눈다. 인원수는 같아야 하고, 찬반은 같은 주제 안에서 제비뽑기나 추첨으로 정한다. 진행방법과 심사방법, 인원수 등을 정하는 규칙을 공유해야 한다. 심사위원들의 채점결과에 따라 이기고 진 팀이 결정된다.

  PY토론은 각 팀별로 ‘작전타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자기 팀의 발언 내용에서 보충할 점이나 상대팀의 주장 내용에 대하여 우리 팀의 의견을 모을 때 작전 시간을 쓸 수 있어, 토론이 거듭되면서 흥미를 더한다.

  민족사관고등학교 토론형식은 기본적으로 의회식 토론인데, 의회식 토론의 표준 시간을 쓰지 않고 입론 시간을 2분씩 줄였다. 7~8분의 토론은 대학생용으로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고등학생에게는 버겁고, 또 고등학교 표준 수업 시간인 50분 안에 수업을 끝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토론 준비(배경설명) 5분, 찬성 1 입론(수상) 5분, 반대 1 입론(당수) 6분, 찬성 2 입론(각료) 6분, 반대 2 입론(의원) 6분, 반대 반론(당수) 4분, 찬성 반론(수상) 5분, 판정관 회의 5분, 판정관 평가 3분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WSDC토론은 의제에 찬성하거나 혹은 반대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신념과는 관계없이 어떤 의제든 양쪽을 균형 있게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청중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이 목적이며 특징이다. 첫 번째 찬성 의견, 첫 번째 반대 의견, 두 번째 찬성 의견, 두 번째 반대 의견, 세 번째 찬성 의견, 세 번째 반대 의견을 각 8분씩 사용하고 반대 의견 결론(최종변론)과 찬성 의견 결론(최종변론)을 4분씩 진행해 토론을 맺는다.

 최종변론은 각 팀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토론자 중 한 명이 하게 된다.

최종변론을 제외한 모든 연설에서 상대팀은 이의제기(Points of Information:P.O.I), 즉 연설내용을 반박하는 증거자료, 질문, 논리 등을 15초 내로 간략하게 제시할 수 있다. 언제 어떤 P.O.I를 받을지, 아니면 받지 않을지는 연사가 결정할 수 있으나 발표 중 두 개 정도의 P.O.I는 받는 것을 권장한다.

필자는 초·중·고 학생의 경우 초보자는 PY토론으로 시작하고, 능숙해지면 민족사관고등학교 토론형식, WSDC토론형식의 순서로 적용하는 것을 권한다. 대립토론의 형식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지도하는 사람의 연구에 따라 응용해서 사용할 수 있다.

다음주제는 대립토론으로 기를 수 있는 능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