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가을을 소재로 아이랑 잘만 놀아줘도 1~2학년 통합 교과 준비는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다. 그러려면 모 커피 광고 '여름이니까~.' 카피를 늘 기억해야 한다. "가을이니까~." 이것만 기억하고 아이와 가을을 보내도 가을 교과 준비는 반 이상 한 거와 다름없다. 그래서 이번엔 가을 대표 열매, 사과랑 놀아보자. 사과랑 놀아주는 이 놀이는 2학년 통합 교과서 '가을' 과도 연계되어 있다. 

사과랑 놀려면 먼저 사과를 사러 재래시장에 가야 한다.

시장에 가면서 사과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하고, 사과 노래를 아이와 함께 불러 보기도 하자. 그리고 우리 집에 사과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우리 집 가족이 제일 좋아하는 과일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눈다. 생각보다 사과를 많이 좋아할 수도, 적게 좋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저 사과를 우리 가족 중에 얼마나 좋아하는가 알아보는 것이다.

시장에 가면 시장을 한 바퀴 돌면서 어디서 사과를 파는지, 어디에 사과가 많은지 둘러보자.

아이가 선정한 과일 가게로 가서 동그란 사과, 좀 길쭉한 사과, 빨간 사과, 색이 얼룩덜룩한 사과, 큰 사과, 작은 사과 등을 아이가 골라 살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그 과일 가게에서 파는 사과는 어느 곳(생산지)에서 온 것인지 살펴보자. 과일가게 옆에 있는 사과 상자에 적힌 생산지만 함께 읽어 줘도 큰 학습이 된다. 물론 한 번 읽었다고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엄마와 장보기를 할 때마다, 생산지를 알아보는 습관은 후에 본격적인 사회 과목을 학습 할 때, 큰 도움이 된다. 

그렇게 사 온 사과를 집에 와서, 사과 겉 색깔은 어떤지, 속은 어떨지, 씨는 몇 개가 있고, 속 모양을 어떨지 아이와 이야기하며 아이와 깎아 먹는다. 

사과를 세로로 잘라 단면도와 씨도 보여주고, 가로로 잘라 단면도도 보여주고, 씨의 잘린 모습도 보여주고, 자를 때마다 나누어지는 사과 조각의 개수도 세어보며 사과랑 놀자. 늘 먹던 사과지만 단면도도 보여주고 씨도 보여주면, 아이는 다른 과일을 먹을 때도 단면도도 궁금해 하고, 씨도 궁금해 하게 된다. 그러면 따로 책으로 봐서 알게 되던 것들을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니, 학습의 부담도 줄게 된다.  

그렇게 사과를 먹고 나서 아이와 사과를 그리기도 하고, 색종이나 칼라믹스를 가지고 사과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겉모습만 그리던 아이가 단면도도, 씨도 그리거나 만들어 보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날부터 사과가 들어 있는 창작동화부터 읽어 준다. 사과가 주인공인 책부터 사과가 등장하는 책까지, 독이 든 사과가 나오는 백설공주에서 빌 헤름텔의 화살 맞은 사과까지, 그리고 자연관찰 사과에서 뉴턴의 사과가 나오는 과학 동화까지 읽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미안해' 라고 사과하는 인성 동화도 읽어 준다. 사과를 소재로 책을 읽어 주다보면 무심코 지나쳤던 책들도 보게되고, 생각보다 사과가 등장하는 책이 많았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짧은 시일에 했다고 혹은 너무 오래 했다고 옳거나 그른 것은 아니다.

이 모든 걸 한 번에 하려고 하지 말고, 급하게 시간을 늘리려고도 하지 말고,

조금씩 꾸준히 가을에 '가을 그리고 가을 열매'만 생각하고

사과부터 시작해서 다른 가을 열매인 배, 감, 대추... 이렇게 아이와 확장해 보자. 

생각보다 쉽게 1~2학년 통합 교과서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생활 속에 숨어있는 교육을 찾으면 공부가 쉽고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