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강의를 가면 책을 읽어 주고 싶어도, 동생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동생이 있으면, 그것도 말도 안 통하는 아기는 참으로 난감할 때가 많다.

그렇다고 큰 애에게 말 통하는 네가 이해하라고, 참으라고 하기에는 큰 애가 걱정이다.
이러다 영영 책 읽기를 멀리하는 건 아닌지, 동생 때문에 큰 애가 손해 보는 건 아닌지,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그렇다고 어린 동생을 재울 수도, 봐 줄 사람도 없으니 그것도 걱정이다.
정말 가능만 하다면 동생이 잘 시간에 큰 애와 타이밍이 딱 맞아서 책을 읽어주면 좋은데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현실과 생각은 다른 것 같다.

이런 경우 큰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줄 시간 전에 먼저 동생의 배를 채워, 기분을 좋게 해준다.
그리고 동생이 자유롭게 방해하지 못하도록 아기용 의자를 이용하자. 
아기용 의자는 약간의 거리를 두게 하는 좋은 도구다.

처음부터 동생이 옆에서 조용히 집중하며, 함께 책 보기에 동참하면 참 꿈처럼 좋겠지만
그건 기대처럼 쉽지 않기 때문에 의자 앞에 아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간식은 둔다.
그리고 간혹 소리를 지르거든 반복적으로 이야기 해 준다.
“쉿! 조용히 하세요.^^ 지금은 책 읽는 시간이에요.”
그러면 신기하게도 나중에는 본인이 소리 지르고 본인이 “쉿!” 한다.

그리고 큰 애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으로 양해를 구하자.
엄마가 네게 집중하고 싶은데 동생이 너무 어려 우리를 배려해 주지 못하니까

네가 조금 이해해 달라고. 그러면 신기하게도 큰 애도 동생을 배려한다. 

왜냐하면 엄마가 나를 먼저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느끼니까. 

이제 큰 애와 함께 책 읽기에 좋은 시간을 정하자.
그리고 그 시간에는 핸드폰도 커피도 빨래도 다 멈추고
큰 아이에게 집중하며 책을 읽어 준다.
사실 이 때 한 권이라도 큰 애를 꼭 안고 읽어 줄 수 있다면
꼭 그렇게 하시기를 권하고 싶다. 

큰 아이 눈에 비친 엄마는 늘 동생을 안고 있으니

말은 안해도 큰 애는 많이 외롭다.

그러니 진하게 꼬옥 안고 책을 읽어주자. 

그리고 정성껏 읽은 한 권의 책으로,
그 날은 큰 애와 그 책 이야기를 나누고 활용한다.

왜냐하면 동생은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기다려 주지 않으니 책을 더 많이 읽기도 어렵다.

동생을 안고 있더라도
꼭 눈은 큰 애에게 맞추며 이야기를 해 주면
아이도 엄마가 나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에
여러 권의 책보다 한 권의 책이 더 큰 작용을 할 수 있다.
처음부터 쉬운 건 없다.
그러나 일 년, 이 년, 삼 년 후에
둘이 나란히 서로의 책 읽기 순서를 기꺼이 기다려주는
아이들을 기대하며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꾸준히 해 나가다보면
몇 년후엔 지금과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